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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곽군의 칼럼과 태희의 새우볶음밥
- 이재덕
- 조회 : 3975
- 등록일 : 2010-04-15
#피바다
한국사회이슈와 칼럼쓰기. 학부땐 이렇게 긴 수업이름을 짧게 줄여서 말하곤 했는데요.
이 수업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한칼"?
봉샘의 수업. 그 이름만큼 섬뜩합니다.
문청 곽군의 "팔할은 바람이다"라는 칼럼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그동안 선배들로부터 "봉샘의 첨삭 후 남은 것은 구두점뿐이었다."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은지라
곽군도 긴장했었을 겁니다. 첨삭 첫 시간부터 곽군의 글이 스크린에 뜨자 그는 기겁합니다.
봉샘은 "나 역시 이런 문청시절이 있었다"며 곽군의 기대를 살짝 높인 뒤,
"작가와 기자의 글쓰기는 다르다. 이렇게 쓰는 글은 힘이 없다"며 가차없이 비판을 하십니다.
글은 단칼에 잘게 썰어졌고, 영신의 마음도 함께 잘려나갑니다.
글이 피바다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된 건 오늘이 처음이었죠.
위 사진.. 빨간 네모친 부분이 봉샘이 첨삭하신 부분입니다. 검은색 밑줄은 살아남은 단어지요.
다행히 몇단어 살았습니다. 잘 안보이실테지만.. 막냉이는 피바다가 된 그 칼럼을 보자 두 손을 머리위로 가져갑니다.
쇼크를 먹었다는 뜻이지요. "영신오빠 이럴줄은 몰랐어요"라며...
말이 없는 곽군.
수업은 7시 25분까지 이어졌습니다. 영신->세라->재덕->은선의 글들이 붉은색으로 번져갑니다.
#블랙데이
오늘은 블랙데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아무것도 못받은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는 날이죠.
몇몇 솔로들은 자장면을, 봉샘과 그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젊은 처자들은 우동을, 저는 볶음밥을, 그리고 태희는
태희는!
태희는!
새우볶음밥을 시켰습니다. 부러웠어요. 저 새우 몇 조각 얻어먹었습니다.
근데 이상했습니다. 딸려오는 짬뽕국물이 제 것과 다릅니다.
양파만 잔뜩 있는 제 짬뽕국물과 달리, 태희의 짬뽕국물은 부추 대여섯조각이 당근 너댓조각,
그리고 양파가 함께 어우러져 구미를 당기고 있었어요.
비싼 새우볶음밥이라고 짬뽕국물에 부추 몇조각 더 넣어주는 그 인심에 갑자기 서글퍼집니다.
오늘은 회의가 있는 날이기도 했죠. 기사를 쓰는 지금 시각 새벽 5시.
아... 회의는 그냥 사진만 올려봅니다.
한가지만 더. 태희의 새우볶음밥은 이날 그의 첫 식사였다고 합니다. 태희선배를 많이 챙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