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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 곽영신
- 조회 : 3059
- 등록일 : 2012-01-24
# 왜 나인가.
양군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닌 "새해 복 많이 받고 계시죠?". 다른 용무가 있단 뜻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느닷없이 세저리뉴스를 써달랍니다. 옐로저널리즘에서 깨끗이 손 털고, 고품격 정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저에게 가혹한 부탁입니다.
무슨 곽번복도 아니고 ㅠㅠㅠㅠ
세저리뉴스 쓸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가? 저는 질타 섞인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형님의 글이 그리워서요!"라는 답문. 아, 상대는 세저리뉴스 편집장이 아니던가! 저는 양군의 손아귀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도 없음을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결국 이렇게, 무엇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모른 채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 것입니다.
# 그들.
일찍이 옐로우 저널리즘을 박차고 나가 정론직필의 현장을 뛰고 있는 그들 근황을 아는 대로 (취재 따윈 없음ㅋ 그냥 오다가다 기억나는 대로ㅋㅋ)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덕 기자 : 그토록 원하고 바라고 꿈에서도 그리던 경향신문에 입사한 덕 기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정확히 4천 번, 그만 둘까 고민했습니다. 하루 평균 40번. (보고있나? 편파왜곡, 침소봉대, 아님말고의 정신을!) 그만큼 어엿한 기자 되기가 힘든가 봅니다. 방안에 틀어박혀 방바닥을 긁고 있는 저에게 전화해 "영신아, 넌 기자 말고 PD해라"라고 읊조리던 그. 그러나 막상 제가 합격했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뻐해주었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기쁨이었을까?)
어쨌든 그러던 그가 얼마전 무려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작은 "10대가 아프다"라는 기획기사인데요. “때리면 손맛이 있어 못 끊어"라는 무서운 제목의 기사가 기억에 남는 군요. 취재할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요ㅠㅠ 일진 청소년들 앞에서 옛날 생각도 났을 텐데..ㅠㅠㅠㅠ 여하튼 수습임에도 불구하고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덕 기자~~!! 정말 대단합니다~!! 짝짝짝!!!
얼마전 통화에서 그러더군요.
"나 경찰서 도는 거 끝났어. 흐흐. 이제 좀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아. 어제는 씨스타도 봤어! 흐흐흐. 이젠 너가 돌겠네?"
다음으로 희 기자 : 역시 그토록 꿈꾸던 연합뉴스에 입사한 희 기자! 희 기자는 동기 중 젤 먼저 입사한 만큼 이젠 여유가 느껴집니다. "형 요새 심심해, 알잖아"라고 속삭이는 그. 또 뭘 안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2년차 기자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말투였습니다. 그의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건?
여자!
그렇습니다. 소싯적 한겨레 카운터女에게 반해 괜히 저에게 누명을 씌우기도 했던 그! 이젠 어여뿐 처자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때가 되었습니다. ㅎㅎㅎㅎ (한겨레 그녀 이젠 없더라ㅋㅋㅋㅋㅋ)
그리고 필 기자 : 우리 중 가장 성공한 1人으로 평가 받는 오마이스타의 필 기자. 수애, 최강희, 정유미..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손예진!을 만나고 온 것에서는 저도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더군요 ㅠㅠㅠㅠ 예진누나 어깨에 살짝 팔을 두르고 사진도 찍었어! ㅠㅠㅠㅠ 나쁜넘! 역시 "오마이가 최고다"를 맘 속에 깊이 새길 때쯤, 필 기자는 오마이뉴스 공채가 곧 있을 테니 몸 만들고 있으라는 귓속말로 저를 잔뜩 긴장시키기도 했는데요. 공고 안 나왔잖아~~~! 난 다른 회사 갈거임 흑 ㅠㅠㅠㅠ
흐흐흐 썬 기자 : 대학신문 썬 기자는 오래 전 우리 곁을 떠났음에도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항상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거죠. 세저리에 있던 동안에도 숱한 유행어를 창조해 백성들에게 반포했던 그녀. 그 후에도 공백도 아랑곳 않고 "죽지~~!", "요새 젤 잘나가는"과 같은 임팩트 있는 유행어를 우리에게 안겨 주었죠.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녀의 변신입니다. 간혹 모임현장에 나타날 때마다 놀랍도록 세련되고 예쁘게 변태(變態)해 가는 그녀 모습은 모두의 입을 벌어지게 했습니다. (보고있나? 침소봉.. 아님말..) 그 말도고 또 털어놓고 싶은 게 있는데 말해도 되나? 아닌가? 아 ㅠㅠㅠㅠ 나도 찬란했던 세저리뉴스 정신이 많이 죽었구나! ㅠㅠㅠㅠ
이밖에도 시사인에 송 기자와 성원군, 영아양, 가영양, 윤정양 등이 각자의 일터에서 화려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기자의 정보력이 달리는 바람에.. 쿨럭쿨럭ㅠㅠㅠㅠ 나머지 소식들은 여러분이 채워 주시길~~!!
# 편파왜곡, 침소봉대, 아님말고
끝으로 전전 편집장으로서 현재 세저리뉴스가 돌아가는 양태에 대해 한 마디 하고자 합니다.
세저리뉴스가 변질되고 있습니다.
편파왜곡!
침소봉대!
아님말고!
이게 세저리뉴스의 곱디고운 사시입니다. 그런데 현재 세저리뉴스는 사시의 의미를 현저하게 잃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세저리의 기사와 문장, 구사하는 단어의 질이 현격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한자어와 문학적 표현의 난립! 짜임새 있는 기승전결! 저는 마음속 깊이 끓어오르는 슬픔을 느낍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훌륭한 사건과 문장만이 기사화 되었습니까? 그러니 세저리뉴스를 쓰는 기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닙니까? 여러분,
봉샘의 가는 팔이 기사입니다.
제샘의 헤어스타일이 기사입니다.
권샘의 회식이 기사입니다.
성혜의 둥근 얼굴이 기사입니다.
지영을 짝사랑하는 여중생이 기사입니다.
쉬지않는 세라의 열변이, 인아의 힘이, 세희의 은둔이, 혜아 누님의 고뇌가,
슬기가 먹는 저녁이, 그것을 뺏어먹는 보영의 입술이, 그것을 바라보는 상돈의 팔뚝이 바로 기사입니다.
그럼 많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아핳하하하하
새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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