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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1월9일-10일
- 방연주
- 조회 : 3670
- 등록일 : 2010-01-11
(사진)의림지에서 공어를 낚는 꼬마 강태공
# 예비 언론인 캠프와 세저리 스타.
드디어 어제(9일)부터 동계 예비언론인 캠프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잠잠해졌던 눈발이 다시 흩날리기 시작했죠.
청풍학사에서 B급 미남과 페릿이 안내 데스크를 맡았습니다.
여름 캠프 때의 기념품인 삼색 펜과 달리 이번엔 아이디어 상품 ‘형광펜’이었습니다.
색연필처럼 돌려서 쓰는 형광펜. 정말 탐나는 제품이었습니다.
열심히 안내 데스크 앞에 서(!) 있는 도중
누군가가 B급 미남(김상윤)을 알아봤습니다.
어떤 두 명의 남성 참가자들께서 B급 미남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참가자 1: “어? 어제 티비에서 봤어요.”
B급 미남: (약간 당황해하며) “아, 네......”
어떤 참가자 1,2: (미련 없이 밖으로 나간다)
페릿: “푸핫, 오빠를 알아봐요!!”
역시 공중파 <미디어 비평>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이젠 누가 뭐래도 B급 미남은 ‘제천이 낳은 스타(STAR)"입니다.
* <미디어 비평>을 다시 보니까 봉샘과 B급 미남의 너무 진중한 모습을 보니 낯설었습니다. 지난 1년, <697>,<의림포*>과 청전동 일대에서 봐오던 강성명 기자가 출입처를 드나드는 모습 또한 낯설었습니다.
* 오늘도 알찬강의와 맛있는 점심, 그리고 <산에, 들에>에서의 닭볶음탕과 막걸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 부스러기 이야기들.
2009년을 보내고 제천으로 오랜만에 돌아온 2010년.
하지만 문화관보다 다른 곳에 오래 있다 보니
세저리 뉴스만의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없지만 요즘 기억에 남았던 것들을 써봅니다.
저는 한비야를 좋아합니다.
솔직히 못마땅해 한 적도 꽤 됩니다.
수차례 강연을 찾아서 들어봤지만 색다른 게 없고 늘 같은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연’이라는 형식의 한계가 있는데도 제가 기대를 많이 하긴 했나 봅니다.
새해에 본 첫 기사도 바로 한비야의 기사였습니다.
(기사 참고: “자신의 한계 단정 짓지 마세요. 저는 나이 오십에도 큽니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948899
그녀는 여전했습니다.
꿈을 향한 ‘충동’이 펄떡거리는 게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솔직히 이 기사도 예전과 다를 게 없었지만요.
한비야를 보면 자연스레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영화배우 황정민도 떠오릅니다.
황정민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해 직접 극단을 차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은 그에게 묻습니다.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은 어떡하죠?”
황정민은 그 물음에 웃으며 답합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건 있는 법이라고. 찾으면 분명히 있다고 말입니다.
황정민의 발언을 들으며 ‘참 행운을 지닌 사람이다’라는 생각 반, ‘뭐야?!’라는 반발심이 반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서울 터미널의 서점에서 언니네이발관의 이석원이 낸 책 <보통의 존재>를 펼쳐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석원도 <무릎팍 도사-황정민 편>에 대해 할 말이 있었나 봅니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그래, 저게 진짜 얘기다. 나도 꿈 같은 건 없던 청소년이었으니까. 하지만 황정민은 거듭 주장했다. ‘그렇지 않다’고. ‘누구나 하고 싶은 게 있는 법’이라고. 그러자 강호동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어렸을 때 하고 싶은 게 없었다고. 다만 부모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을 뿐이라고.
(중략)
내 나이 서른여덟
나는 아직도 생의 의미를 명확하게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여전히 고민한다. 다만 분명한 건 누구나 배우가 되고 감독이 되고 싶어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배우나 감독이 될 자질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그러니 남은 생을 사는 동안 내가 그저 관객의 안온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 할지라도 꿈이 없다 뭐라 할 수 있을까.
청소년들이여, 꿈이 없다고 고민하지 마라.
그럼 관객이 되면 되니까.
그뿐이다. (p34-36)
이석원, <보통의 존재> 中.
여기 제천에 있는 동기들도 반은 행운을 지닌 사람들인 듯합니다. 뛸 일만 남았죠?!
저는 이제야 한비야와 황정민의 ‘꿈’보다 그들의 ‘태도’가 보입니다. 관객도 좋은 거 같습니다.^^
어제(9일)는 용산 참사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355일만의 장례식.
뉴스의 첫 꼭지로 나올까 싶었는데 강추위 기승과 썰매장에서의 꼬마들 모습 스케치가 주요 뉴스였습니다.
씁쓸했습니다.
단신으로 보도된 것도 그렇고, 자꾸만 용산참사를 까먹는 제 모습 때문입니다.
암기하듯 사건을 꿰고 있어야 된다기보다 나의 일이 아니어서 자꾸만 ‘잊혀지는’ 그들의 고된 삶에 관심을 더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다음 뉴스는 산책하고 싶은 남자 손경호님에게 넘깁니다. 게시판의 뉴스 작성자를 보니 경호오빠가 써줘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