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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바람
- 이준석
- 조회 : 2700
- 등록일 : 2011-05-17
#1 세저리에 불어온 흰 연기, 그리고 금연 바람.
봄 바람이 살랑.
언젠가 그가 그랬죠. (여기서 그는 주상도온)
"준석아, 담배 피러 가자."
"네, 형. 4층에서 핍시다."
"1층 내려가자."
"왜요? 귀찮아요."
"산뜻하게 봄 바람도 쐬고 가자."
온갖 발암물질이 가득한 담배 연기를 온 깊숙히 빨아들이면서 봄 바람을 쐬다니요. 참 얼토당토 안 한 소립니다.
그런 그였습니다.
평소 즐겨 마시던 필라** 담배 연기는 학교 안에서 살 수 없습니다.
교내 편의점에서는 국산 담배만 팔지요.
그래서 그는 독일에서 병행수입해 오는 국산으로 둔갑한 디아도*라는 담배를 사와서 피고는 맛나다고 했고,
파아란 작은 각이 앙증맞은 엔*라는 담배를 사와 맛을 보기도 했죠.
서울 수업을 다녀오고서는 클럽에서 열심히 프로모션 중인 말보* 블루 인가요? 여튼 민트향이 강한 그것을 사와서는
예찬했습니다.
그런 그가.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합니다. 얼토당토 안 한 소리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이지 끊더군요. 금단현상으로 폭력성을 확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금단현상 목격한 일부 세저리 주민
이지현 리민편집인, 김희진, 김승태는 그를 멀리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두 주상도온형 이야깁니다.
#2 금연 바람. 지켜볼 일이지만 강하다.
누군가 갑자기 비룡264문을 두드립니다. 김지영.
기자는 짜증이 쏫구칩니다.
담배 달랍니다.
그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금연한답니다.
건강은 둘째치고 돈이 없답니다.
저는 짧게 한 마디 남겼습니다.
"그녀와 함께 끊기로 했어? 잘했어."
#3 눈에 보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그도 끊었습니다.
어느날부터인가 동열이가 안 보입니다.
담배 피면 항상 그 거대한 손에 하얀 장난감 담배가 들려있는 듯 했던 그입니다.
동열이, 정말 끊어야 했습니다.
동열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참 잘한 일이지요.
#4 이제....
고백합니다.
기자 컴퓨터 앞에는 "금연 1일째"라는 포스트 잇이 붙어있습니다.
그러나 늘 "1"입니다.
오늘부터 또 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1주일만에 나타난 동일이가 저녁에 밖을 나갔다 오더니 책상에 무언가를 던지고 나갑니다.
제가 주로 피던 필라**. 참 좋은 녀석입니다.
저를 싫어한다는 그녀석은 제가 일찍 죽길 바라나봅니다. 그렇잖아도 오른손 왼손 명줄이 짧은데 말이죠.
그래도 동일이와 기자는 내일부터 금연입니다.
동일이와 기자가 함께 손을 잡고 나간다면 잡아다가 다리 몽둥이를...그리고 가둬주세요.
#5 마지막....
요즘 보약 먹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술, 커피, 무. 보약 먹으면서 뭐 그리 먹으면 안 되는게 많을까요.
그런 그. 담배는 잘 핍니다.
보약 효능 떨어질까요? 답을 내려주세요.
승태, 한의사님이 담배 피지 말란 소리는 안 했답니다.
#6 이 바람, 소용돌이 쳐 뿌리 뽑고 흩어지길.
사과드립니다. 담배 공해로 힘들어했을 세저리 주민분들께.
이번 바람이 그냥 흩어지는 바람이 아니라 기압골의 영향과 온난전선과 한랭전선이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
오래도록 소용돌이 쳐 머물다 담배 피는 이놈의 습관을 뿌리 뽑고 가길 기도해주세요.
#7 잡담
편집장님의 압박에 못 이겨 눈을 반쯤 감은 채 기사씁니다.
양호근 편집장님 흰 머리가 늘었습니다.
오늘 제가 10개 이상은 뽑았습니다.
머리 숱이 부족해 스트레스 받는 그 입니다.
흰 머리이지만 모낭이 함께 빠지는 걸 보려니 마음이 아프고 뒷골이 땡기는 가봅니다.
뽑지말고 잘라달라기에 잘라줬습니다.
우리 편집장님 이러다 머리 염색해야 될 지 모릅니다.
세저리 기자여러분, 기사를 써주세요.
그리고, 리민편집인님 당분간 좋은 평가해주세요. 양호근 편집장님 염색하는 꼴 보기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