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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옴부즈맨] 글을 못 쓰는 까닭
- 이지현
- 조회 : 2762
- 등록일 : 2011-05-26
[매월 마지막 수요일치 신문에 실리는 봉쌤의 옴부즈맨을 패러디해 쓰는 ‘리민편집인의 눈’은 서민들의 <세저리> 기사 감시 결과를 공개하고 <세저리>가 나아갈 방향을 독자들과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입니다. 또 리민편집인실(비룡학사265호)로 들어온 독자들의 비판과 의견도 가끔 소개됩니다]
"글을 못 쓰는 까닭"
어렵다. 옴부즈맨 쓰기 이렇게 어려웠나. 마감은 다가오는데 키보드 위에서 손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유가 뭔가. 일단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이번 달 <세저리뉴스 >가 별로 올라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지사항 빼면 고작 4건.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언급하겠다.
또 다른 이유는 봉쌤. 원래 ‘리민편집인의 눈’은 봉쌤의 옴부즈맨을 패러디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봉쌤의 칼럼이 보이지 않는다. 안 그래도 아이디어 없는데 패러디 할 것도 없으니 정말 설상가상. 그나마 봉쌤은 옴부즈맨을 통해 ‘무설탕 찐빵’을 아주 많이 사 드실 만큼의 사례금을 받으시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뭔가! 리민편집인의 체취가 묻어있는 401호 자리(입구에서 세 번째)에 커피 한 잔 살포시 나두고 가는 이 하나 없다. 세저리 기자단의 센스가 여기까진 가보다. 그렇다고 필자가 꼭 대가를 바라고 이러는 건 아니다. 뒤늦게 뭐 사오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좁다. 마치 401호의 강남과 같은 창가 쪽 자리(소유주: 이준석 정혜정 진희정 구슬이,,, 어이쿠 여기 세저리 기자가 3명이나 있네. 역시~)에 비해 입구 쪽 자리는 거의 판자촌 수준이다.
내가 꼭 대가를 바라고 이러는 건 아니라는걸 알았으면 좋겠다. 커피는 혼자 잘 빻아 마시고 있다. 방학 때 바리스타 자격증이나 딸 생각이다. 리민 옴부즈맨으로는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필자가 글을 못 쓰는 까닭은 또 있다. 바로 제쌤(ID: 마님). <세저리뉴스>가 꽃호근 편집장처럼 시들시들해 질 때 그 라이벌 <단비뉴스>는 ‘현빈구두’, ‘김연아’ 등 기사가 연일 대박을 터뜨렸다. 단비뉴스의 마님이 세저리뉴스 기자단의 노동력을 착취(?)했다. 얼마나 심했으면 러시앤 캐시 의 무대리와 같이 활기차던 꽃호근 편집장이 아톰치킨 볶음김치 마냥 시들시들해졌다. <세저리뉴스>가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단비뉴스>처럼 전략기획부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3개월 째 수습중인 구슬이 진희정 기자가 전략기획부로 적합하겠다.
글을 못 쓰는 마지막 이유. 바로 필자 자신에 있다. 필자는 대구 출신이다. 무뚝뚝한 게 딱 경상도 남자다. 그래서 필자의 발가락 길이만큼 표현력이 짧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말빨 좋은 승태랑 한 집에서 사는 게 새삼 감사한 일이다.
자 이제 별 것 없었던 <세저리뉴스> 기사를 두고 한 번 놀아보자.
[세저리뉴스]5.5 뽕쌤 물 먹인 날, 강원도 영월 한반도 지형을 간 내용을 가지고 양호근 대기자가 쓴 기사다. 뽕쌤이 물에 빠진 역사적인 날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영월 안 간 사람의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힘들었다.
다음은 이준석 기자의 [바람]. 금연은 그냥 혼자 조용히 하는 게 맞다. 현재 세저리에 금연을 성공한 사람은 없는 듯 하다.
양호근 대기자의 [의림지에서] 개차반.
…
애달프다.
그나마 이달 <세저리뉴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 건 김희진 기자의 [포토뉴스]다. 훈훈했던 그날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준 좋은 기사다. 특히 뽕쌤의 해맑은 웃음이 담긴 사진은 ‘2011 세저리 퓰리처상’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
이제 그만 써야겠다. 갑자기 요양 중인 꽃호근 편집장의 얼굴이 떠올라서다. 벌써 5월도 끝이 보인다.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방학이 되더라도 <세저리뉴스>가 활기찼으면 좋겠다. 그래야 필자도 제천에 남아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iPhone 에서는 이적의 ‘같이걸을까’가 흘러나온다. 이적이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길은 아직 머니깐”
이제 좀 쉬자.
나의 iPhone에서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