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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나는 왜 오리고기를 포기하였는가(본격 자랑질)

  • 임종헌
  • 조회 : 2684
  • 등록일 : 2012-02-01
hehehehe.jpg ( 391 kb)

때는 뱃 속이 슬슬 요동치기 시작한 12시 무렵. 식사당번 혜룡 편집부장은 밥을 얹히고, 리민 편집인은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던 시점. 잠깐 트윗질을 하던 중 멘션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N리그 출신 김인성 러시아 진출

N리그가 뭐여...내셔널리그? N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바뀐게 언젠데 아직도 N리그야...근데 러시아? 2부 리그인가? 순간 호기심이 생겨서 잠깐 검색을 해보니 두둥! 무려 CSKA모스크바! 이 곳이 어딘고 하니 요새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날리고 있는 팀, 무엇보다 일본 선수 "혼다 케이스케"가 뛰는 팀입니다. 현재 리그에서 2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진출해서 레알마드리드와 일전을 앞두고 있죠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뉴스를 뒤져봤더니 이미 인터넷 스포츠신문이 기사를 낸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에이전시에서 낸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썼겠죠? 그런데 내셔널리그 홈페이지에는 아직 기사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기사고료와 알바비로 근근히 연명하던 제게 겨울은 몸만 시린 게 아니라 지갑도 시린 계절입니다. 제천에는 알바자리가 없고, 시즌은 끝났으니 수입이 전무하죠. 여기에 정초마다 강림하는 지름신을 뫼시기 위해 지른 물품이 한두개가 아니라서 슬기가 쓸고 간 밥통마냥 통장이 텅 비었습니다

그래! 간만에 기사 하나 쓰고 용돈 좀 벌자!(아직 기자단 활동이 끝나지 않아서 고료를 받습니다) 마음을 먹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내셔널리그 경기 복기하며 플레이스타일 파악하고, CSKA 일정하고 주전 선수 확인하고...그러던 중 

"오빠 봉샘이 밥사주신다고 내려오래요." 

?? ??? ???!!!! 

반사적으로 신발 신고 패딩 입고 목도리를 둘둘 휘감고 1층을 지나갔습니다. 이대로 봉카에 탔다면 파블로프의 개 인간버전이었겠지만, 전 세저리의 떠오르는 유망주 답게 정신을 차렸습니다

밥 먹고 오는 도중에 할 일 없는 백수 김ㅇㅇ, XX, △△(다 친한 사람들임)이 먼저 기사 쓰면?? 동일한 아이템을 반복해서 쓰면 안되기에 고료는 날라가는 겁니다

밥이냐 고료냐 당신의 선택은?! 



그래! 결심했어!! 빠밤 빰 빠밤 빰 빠밤 빰 빰빠바밤~~(BGM:TV 인생극장

아쉽지만 밥을 포기하고 고료를 택했습니다. 봉샘 죄송합니다...봉샘 밥도 좋은데...전 백성을 어여삐 여겨 새로 스물여덟자를 맹그신 세종대왕님(과 초록색 종이)이 지금 더 좋아요...사실 사임당 할머니가 더 좋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메뉴가 무려 오리고기ㅠㅠ 나 오리 잘 먹는데ㅠㅠㅠㅠ 

게다가 봉카 탑승인원들 모두 자기들 배 동동 두드리며 들어올 뿐, 손에 비닐봉지 하나 들려있지 않네요. 아름다웠던 우리 옛 문화가 다 사라졌습니다. 이거 다 어디 갔어? 다 어디 갔어 엉?? 다 어디 갔어~~ 



다행히 노력은 보상받았습니다. 욕심부리는 와중에 먼저 기사 작성한 분(안친함)이 있었지만 "내가 더 잘썼어!"라고 자위하며 올린 결과, 네이버 스포츠 축구페이지 메인기사 등극!! 저녁에 FC서울의 이승렬이 일본으로 이적하면서 뒤로 밀리긴 했지만 꽤 오랜시간 탑 자리를 놓치지 않았답니다

축구페이지에 기사링크 된 적은 몇 번 있었는데 메인에 실린건 처음이라서 완전 신났네요. 다른 기자들이 자랑할 때는 "그까이꺼 그냥 대충 타이밍 좋게 쓰면 되는거지" 쿨하게 넘어갔는데, 막상 제 기사가 올라오니까 덩실 덩실~기사에 악플 안달렸나 계속 확인해보고(다행히 안달림ㅋㅋㅋ) 페북에 자랑하고 헤헤 

여하튼 눈이 뽀얗게 덮힌 제천의 하루는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내일은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 지 참 기대가 되는군요. 우리 모두 보람찬 내일을 꿈꾸며 힘냅시다. 으하하 

+)시간 좀 남으신 분들은 링크 걸린 기사 한 번씩 클릭해주세요 헤헤. 안타깝지만 리플 달 공간이 없으니 악플은 절 보면서 육성으로 전달해주시길 ^───^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5
admin    2012-02-01 21:07:03
장하다 임오리!!!!!!!!!! 김인성 잘생겼네 ㄷㄷㄷ 혼다는 바르셀로나 "안"가고 러시아에 ㅋㅋㅋㅋ 입혼다 크크크 임오리씨~ 고료 받은 걸로 우리 오리고기 사주셈!ㅋㅋ
admin 허니   2012-02-01 21:24:55
오리고기 한 조각이라도 챙겨 왔음 시원하게 쐈겠지만, 배 동동 두드리면서 온 자들에게 인정이란 없다.
admin 마님   2012-02-01 21:38:08
세저리 깔때기 임종헌 옹...고료가 얼만지 숟가락을 얹고 싶구낭
admin 허니   2012-02-01 21:44:16
아직 막내인데 옹이라니 너무 하십니다ㅠㅠ 고료는...세종대왕 한 장 아니 한 분...편의점에서 커피믹스 한 잔 대접해올리겠습니다 헤헤
admin 강신우   2012-02-01 22:46:51
진짜 멋져요, 행님! ㅋㅋ 손에 비닐봉지 하나 못들고 돌아와서 죄송합니다ㅠ 아침에 행님이 손수 제 입에 시장표 와플 한조각 넣어주신 게 생각나네요ㅠㅠ
admin 쩡2   2012-02-01 22:48:42
커피믹스 ㅋㅋㅋ 편의점까지 사러가는 인건비가 더 들겠네 ㅋㅋㅋ
admin 쩡3   2012-02-01 22:50:31
거참 지나치게 단호하시네.
admin 퐁낭   2012-02-01 23:14:50
크흐흐흐! 네이버 스포츠 메인보다 어렵다는 세저리뉴스 메인에 기사 올린 거슬 추카한다~~~~ㅋㅋㅋ 아주ㅡ 오랜만에 네 글을 봐서 너무 기쁘다 ㅠㅠ 내가 오리괴기 사줄게!
admin 관리자   2012-02-02 19:38:26
세저리 여인들(슬이 슬기 해룡) 오리집 가는 산길
눈밭 위에 던져져 남긴 자리도 제각각.
다음 하이쿠는 각각 누구의 모습일까요?

1. 눈이 눈부셔
하늘 보고 누웠더니
하늘도 눈 시리게 푸른 한낮.

2. 동면하던 곰
눈 속 굴이 따뜻해
봄인 줄 알고 나왔나.

3. 마른 나뭇가지 하나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눈 위에 떨어졌네.
admin    2012-02-03 18:28:01
어머나.............봉수성(봉쌤+감수성)터지는 하이쿠~ 아기곰 ㅋㅋㅋㅋㅋㅋㅋㅋ 쌤 마른 나뭇가지는 영혼이 없어보여요..........다음엔 저도 생물로 부탁드릴게요 ㅋㅋㅋ
admin 관리자   2012-02-03 18:37:52
아기곰 아니라 엄마곰이 구른 자리!!
누군지 자백 안 하네.
admin    2012-02-04 17:18:25
혹시....슬0? 우열을 가리기 힘든 ... ㅋㅋㅋㅋㅋ
admin 세저리민   2012-02-05 16:50:37
다른 둘은 모르겠는데
3번은 슬기 아닌가?
admin 효리   2012-02-05 16:51:30
봉샘도 혜정이를 해룡이라 부르다니....ㅋㅋ 빵터짐ㅎ.
admin 바로슬기   2012-02-05 23:25:05
와 ㅋㅋㅋㅋㅋㅋㅋㅋ이슬기 댓글 달면서 자기 아닌 척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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