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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졸업식 특집] 나는 속았다
- 양호근
- 조회 : 2958
- 등록일 : 2012-02-19
나는 속았다.
항상 웃고 행복한 사람은
원래부터 운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다.
이제 알겠다.
매일 행복할 준비를 하는 사람이
평생 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 노진희의《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중에서 -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그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스스로 내가 이렇게 웃고 있을 때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하지만 나는 그대들에게 웃으라 말하고 싶다. 충분히 웃을 자격이 있다. 그대들은 ... "석사" 백수니까ㅋㅋㅋ 물론 전부는 아니고...ㅎㅎㅎ
위대하신 석사님들의 졸업식에 소금을 뿌릴 수는 없지. 난 3기 선배들을 사랑하니까. 그대들과의 만남과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지. 내 수첩과 일기... 그리고 데스노트에.
<강성원> 우리 성원이. 입학 후에 친해질 기회없이 홀연히 과수원으로 취업해버린 성원군.
It is no use smiling over spilt milk.
우유를 쏟고 나서 기뻐해도 소용없다.
성원이에 대해서 기억나는 게 하나 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눈물을 쏟으며 웃고 있던 그 모습. 그 환한 미소... 여자를 밝히는 그였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어떤 4기 여학우와 몰래 사진을 찍었다는 소문이! 사랑은 그렇게 사진 한 컷으로 시작되는 것인가... 과수원을 팔아서 그녀에게 빨간 열매를 갖다주겠다는 그. 세저리에 얼마되지 않는 호남 출신 석사로서 나는 그대가 자랑스럽다. 졸업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대리 포스를 풍기는 그의 모습에 반하지 않는 이 없을 것이야. 알라view!
<곽영신> 닭통령이라 불리던 영신이형. "아톰"빠였던 그 덕에 우리도 아톰을 신들린 듯 먹었던 기억에 새록새록난다.
되는대로 만나 왔습니다.
이제부턴,
꾹꾹 참아야 쓰것습니다.
졸업생 중 유일한 품절남. 선비정신으로 위장한 채 살아온 2년이기에 그는 더 위대한 것이다. 3기의 순정마초지만 여성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욕구를 그렇게 참아 왔습니다. 우리 남자들만 아는 그의 화려했던 과거...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관문을 남겨 둔 그이기에 여기서 모든 진실을 땅 속에 묻겠습니다. 뒤늦게 감자탕 집에 등장한 그는 졸업 소감에서 성혜의 이름을 빼먹고 마는 실수를 범했다. 성혜는 ... 2년 동안 세저리에 있으면서 가장 큰 보람은 그를 만난 것이라고 했는데...ㅋㅋㅋ 그러나 그는 말 웃음 소리를 내며 사랑을 표현한 덕에 위기를 모면했다는... 그는 역시 선수!
<구세라> 우리 쎄라쿠. 말을 시작하면 끊기 힘든 쎄라쿠. 회의시간의 3분 2를 자신의 목소리로 채우는 그.
어느 여인이 옆구리가 허전하다고 한 건
날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 거야.
나도 한번 날자꾸나. 으쌰!
별로 얘기할 기회가 없었던 세라쿠. 하지만 그와 가장 길게 대화했던 날이 기억난다. 남자친구 얘기였다. 크레용인지 크레파슨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남자친구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아니었던 것 같다ㅋ 그가 이번 졸업식에서 다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졌다ㅋ 졸업식에서 세저리민 대표로 단상에 오르는 영광을 안은 세라쿠. 특별한 이유는 없고 "구"씨라서 올라갔다는 소문이. 구하라보다는 아니지만 하얀 피부가 조명에 빛이 나 스케치북처럼 보이더라.
<김지영> 맞을 짓만 골라서 하는 그놈. 웃기지 않는 농담을 2년간 하는 불쌍한 녀석. 강원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하는 도시남.
색안경처럼 때로는 요지경처럼
세상을 삐딱하게
때로는 정신 없게 보는 도구가 되겠습니다.
지영이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세저리에서 6학년까지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꼬토근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우리의 착한 지영이. 재미도 없는 농담을 하면서 무반응을 2년간 즐겨운 우리 지영이. 맞을 짓만 골라하고 맞는 것도 관심이라고 좋아하던 불쌍한 지영이. 그래도 이번 겨울 나에게 뜨거운 방을 내어줘 반 화상을 입게 했던 마음씨 착한 아이다. 하는 짓은 좀 미워 보여도 속은 깊고 착하고 맑고 때론 순수한 아이라는 거... 내가 너 살렸다이?ㅋ
<민보영> 아이고 우리 보영이~! 뿌잉뿌잉 초딩 보영이. 고타(고기 타이거) 민보영. 가영이와 쌍벽을 이루는 3기 귀요미.
눈을 뜨고 꾸는 꿈,
고기를 먹기 위해
내 이빨로 고기를 자른다. 싹둑.
보영이는 제주아일랜드를 찾은 첫 세저리민이었다. 곽형과 함께 한겨레 인턴을 하면서 왔었지. 제주 똥돼지와 흑돼지를 찾던 그의 야수같은 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쉽게도 결국에는 닭통령이 좋아하는 닭을 먹게 됐지만 그래도 고기를 먹는다는 기쁨에 뼈까지 삼키던 보영. 고양인줄 알고 키웠더니 호랑이었다는 그였기에 고기를 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번 졸업식에서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마음을 후벼판다. "아, 졸업해서 많이 아쉬워요. 이 감자탕집이 그리울 거예요." 끝!까!지! 먹는 것만 챙긴 역시 고기의 신!!
<송지혜> 졸업식에 아쉽게도 참가하지 못한 나의 벗 쏭양. 순정만화 남자 주인공을 닮은 그. 어린왕자 머리를 했던 쏭양.
여자를 인정하고 남자를 응징하는 데
나의 말빨을 사용하겠습니다.
우리 송양. 한때 나에게 세명대 수첩과 노오란 스크랩북을 줬던 그 착했던 송양. 그러나 나를 응징했던 그 송양. 곱창대전에서 나를 누르고 가장 싫어하는 사람 1순위에 내 이름을 올렸던 우리 송양.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순수한 눈을 가진 송지혜. 그 이후 송양과 더 많이 친해지고 우정을 나누게 됐지. 역시 남자끼리는 싸우면서 친해지는 겨ㅋㅋㅋ 우리 송양이 참 많이 보고 싶네. 진우형하고 다음에 같이 보자!
<안세희> 순수 그 자체인 우리 안세희. 참하디 참한 세희양. 천상여자 윤성혜와 쌍벽을 이루는 그. 게다가 음악을 하는!
음악을 배우던 사람이 기자가 되겠다고?
물음표를 도돌이표로 바꾸겠습니다.
우리 세희한테는 미운 말을 할 수가 없어. 미운 짓을 하지 않아서 이건 뭐... 어찌해야 하나... 세희와는 숙대의 추억이 있다. 아마 지난해 6월이었지. 반값 등록금 시위 취재차 서울에 갔다가 편집한다고 돌아다니던 중 숙대에서 작업을 하게됐다. 숙대의 미모의 여성을 많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또 기대했으나... 결국 세희만 등장하고 말았다. 세희에게 도돌이표를 달아주고 싶었다는...
<윤성혜> 여신이라 불리는 윤양. 천상여자 윤성혜. 한 남자를 만나 가장 행복하다는 그. 나의 친구 윤성혜.
모자이크를 하는 인내심으로
내숭과 경험의 조각들을 모아
그 남자를 만나겠습니다.
그 남자. 결국 완전히 잡혔다. 비버를 손에 쥐고 흔드는 여자 윤성혜. 졸업 소감에서 그 남자를 만난 것이 세저리에서 얻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 고급 세단을 타고 다니며 야타족을 자처했던 그녀. 그녀의 차를 타는 데 1년하고도 6개월이 걸렸던 그 시간들. 시크하면서 여성스러움을 놓지 않는 윤양.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간직한 그래서 비버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윤양. 이제 결혼만 남았네?ㅋㅋㅋ 내년에 서른이 되는 윤양... 비버를 잘 키우도록!
<이재덕> 우리 덕이형! 간디 작살! 얼굴주름의 곡선미! 외모에서 풍기는 부장급 포스! 마음이 너무 따뜻해 녹아버릴 것 같아.
항상 비어있는 지갑이다.
세상엔 온통 써야 하는 것들 뿐이니...
더기더기덕이형! 졸업식날, 끝까지 우리를 챙겨주던 우리 덕이형. "경향일보"에서 일하는 우리 덕이형. 목소리는 김씨 외모는 간디... 마음은 부처. 더기더기더기형. 그런 형이 욕이 늘었다! 아, 존X 씨X은 칭찬이라는 우리 더기형. 경찰서를 돌면서 욕이 늘었다는 비폭력주의자 간디형. 그의 무용담을 들으며 밤새 행복했던 그날!! 경찰서 돌기를 마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우린 모두 그를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우쭐해하던 겸손한 우리 덕이형. 금세 보고 싶어지네?ㅋ
<전은선> 아... 드디어 마지막이다...-_- 이거 한 명 한 명 쓰는 것도 참 많이 힘들군! 전은선씨... 누구세요?
강냉이가 털리는 건 순간입니다.
그 빅뱅의 순간까지
내 정신세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누구시더라?ㅋㅋㅋ 모를리 없지ㅋ 숱한 유행어를 뿌리고 사라진 그. "죽지~!", "내가 제일 잘나가"라고 말하며 화제를 일으킨 그. 졸업식에는 부모님과 남자친구가 찾아와 축하해주던 그녀. 과거와 현재에 상다한 변화를 일으켜 주모씨까지 놀라게 한 그.. 이횰이 부럽다고 한 그... 이런 것을 격세지감이라고 해야하나?ㅋㅋㅋ
정말 이렇게 축하해줘야 할 사람이 많다니... 이 새벽에...... -_- 이제 좀 자야겠다. 졸업자가 적다고 생각했는데... 10명... 적지도 많지도 않은 숫자다. 이들은 세저리를 나와 10만 명 이상의 몫을 할테지. 다들 보고 싶어지네. 이제 우리 현장에서 봐야지?ㅋ 3기 선배님들! 졸업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우리 4기들이 지켜볼 테니까 터 좀 잘~~닦아 놔주삼!ㅋ 좀 밟고 올라서게!ㅋㅋㅋ
화이팅!
* 추신! 사진을 보고 싶다면 사진첩 확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