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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질문] 신우형과 대화를 나누던 중 궁금한 점이 있어 여기에 올립니다.

  • 팬티엄
  • 조회 : 2572
  • 등록일 : 2013-02-18
우리말 단어의 어원관련 질문입니다.

"야한" 얘기를 나누다가 신우형이 "야하다"라는 말의 어원을 아냐고 잘난 척을 떨었습니다.
몰랐기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강신우 曰: 여자애들과 야한 얘기를 하면 여자 애들이 내숭을 떨며 "어우 야~"라고 한다. 이 의성어를 따 "야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알겠느냐.

쌤들 저말이 진짜인가요???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6
admin 관리자   2013-02-18 09:09:39
이런 우문에 답하는 것이 현명치 못하다는 점은 안다만, 언어에 대한 성찰을 늘 강조해온 선생으로서 답하지 않을 수가 없네.

"야하다"는 말은 "들 야(野)" 또는 "풀무 야(冶)"라는 한자말에 "하다" 어미가 붙은 형용사로 "천박하고 요염하다"는 뜻인 줄은 대개 알 터이다. 우선, 한자말에 우리말 어미를 붙여 만든 말들은 대개 좋은 조어가 아니다. "(천 명에) 이르다"를 "달(達)하다"라고 한다든지 "~에 있다"를 "~에 위치하다"로 쓰는 것들이 그런 예들이다.

"야하다"는 말도 실은 자연에 대한 모독이라고 할 만하다. 왜 인공적인 것은 우아하거나 격조 높게 생각하고, 천박한 것에는 "야하다"는 표현을 쓰나? 어느 기수인지 수업시간에도 말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남녀간 정사도 집안에서 하는 것은 괜찮고 들에서 합치는 것은 "야합(野合)"이라고 비난한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모두가 들에서 하지 않았던가?

들에서 합하는 개들을 보라. 그들은 간통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선택한 짝과 종족보존 행위를 "성스럽게"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간은 개들이 야합하면 돌을 던지고 괴롭힌다. 자기들이 러브호텔에서 벌이는 "불륜"은 괜찮고?
인간은 왜 이리 자기 기준으로 모든 걸 재단하려 하는지...
admin 모아이   2013-02-18 10:31:28
"야합" 얘기는 저도 들은 기억 있으니 아마 지난 1학기 강의에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뽕쌤. 대장간을 뜻하는 "야(冶)"자를 쓴 것은 "무쇠같은 남자의 마음을 녹인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경향신문 한자코너에서 소개했던 적도 있었지요.

사실 "야한"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런 걸 질문이랍시고 진짜 올리다니. P군이 밤마다 노트북에 동영상 틀어놓고 혼자 뭘 보길래 "夜동" 좀 그만 보라고 한마디 했을 뿐입니다. 쌤의 현답을 보고 나니 본능에 가려져 있던 "冶"한 이야기들이 떠오르네요. 이참에 오늘 밤은 조은원룸의 보일러 온도처럼 뜨거운 밤을 보내볼까 합니다.
admin 깜군   2013-02-18 12:17:12
그야 말로 우문에 현답이군요.
뽕샘 수업으로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고있었는데 오늘 이 이야기도 재밌네요. 칼럼 한 편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한 좋은 정보인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재밌게 보고 갑니다!ㅋㅋ 신우에게서 뭔가 지식의 냄새가 풍기네ㅋㅋㅋ
admin 근데   2013-02-18 12:58:27
P군이 夜동을 본건지 野동을 본건지 K군은 어떻게 아는 건가요?
admin 붱이   2013-02-18 13:01:48
답변이 칼럼급인 세저리 !!!!
admin    2013-02-18 17:07:46
알면 알수록 재밌는 언어 세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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