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급락으로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자 임차권 설정 등기를 신청하는 세입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 중개 업체 집토스가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임차권 설정 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의 수는 전국 44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2월~2022년 1월(1263건)과 비교해 1년 새 3.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임차권 등기는 세입자가 임대차계약 시에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기 위해 설정하거나 계약이 만료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이사를 가야 할 경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인정받기 위해 강제로 법원에 신청해 이뤄진다.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많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1년간의 임차권 등기 신청 집합건물 수를 살펴보면 전국 1만4297건 중 수도권이 1만1218건으로 78%를 차지했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서구가 114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도 부천시가 831건, 인천 서구가 766건, 미추홀구가 762건, 서울 구로구가 731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로 전세사기, 깡통전세 우려가 큰 지역이었다.

서울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에서는 최근 두 달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2년 전 전세계약의 약 11%인 639건에 임차권 등기 신청이 이뤄질 정도로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매매가와 전세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인 데다 2020년보다 2021년의 전세가가 비교적 더 높게 형성됐기 때문에 향후 임차권 등기 신청 건수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전세 거래 가격 하락과 전세사기 영향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계약 진행 시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희 기자]

출처: https://www.mk.co.kr/estate/news/2023/146477?_ga=2.32878718.1936273261.1676970547-927888208.1638150679

작성자: 도시경제부동산학과 조교